한우가 물에 빠진 날
켄터치 키친...
물에 빠진 거 말고..ㅠㅠ
2002년 개봉한 영화 집으로에 나오는 대사 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는 많은 제작비가 들거나
유명 배우가 나온 것이 아니라
어린 소년과 시골 할머니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
큰 인기를 끌고,
당시 영화 주인공 유승호는 일약 국민 남동생이 되었습니다.
내가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지?ㅋㅋㅋ
이 영화는 도시에 사는 손자 유승호가
어찌어찌 해서 잠깐 시골에 계신 할머니와 살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귀가잘 안 들리셨고,
유승호는 치킨이 먹고 싶어서 할머니한테
치킨을 사달라고 말했습니다.
시골 할머니에게 닭고기는 치킨이 아닌 닭백숙이었고,
백숙을 해줬더니 화가 난 유승호가 물에 빠진 닭이 아니라며 울먹이며 했던 대사입니다.
우리 강남점에도 이런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집으로의 반대 버전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는 고향이 경상도입니다.
3년 전 상경을 했지만,
아직 경상도 말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랜만에 원장님 없이 우리 직원들끼리 퇴근하고 삼겹살을 먹기로 했습니다.
와~~ 맛있다.^^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데,
고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시골에 살기 때문에 고기 가격이 저렴하다는 말이 나오고,
무슨 고기를 좋아하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돼지 갈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고기는 소라.!!!”
병원엔 저와 동갑인 직원도 있고,
퇴근 후 사석에서는 존대가 아닌 편하게 말을 하는지라
무심코 고향 친구들과 하는 100% 리얼 사투리가 나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기 말을 듣고,
동갑인 직원은
입이 저렴하다면서 2차는 자기가 쏜다고 했습니다.
경북사투리를 많이 들어보신 분은 아실 텐데,
그쪽 사투리는 친구들끼리 대화에서
뒤에 “나”와 “라” 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밥 먹었나(밥 먹었어?)?”
“이거라 저거라(이거다 저거다.)”
제가 좋아하는 고기는 “한우 고기”를 말하는 거였는데,
무심코 “소” 고기를 이야기했고,
왜그랬는지 뒤에 “라”를 붙여서
소고기를 말하고 싶었던 것을 “소라”로 발음해버렸습니다.
순간의 말실수로 회사 친구에게 2차로 소라를 얻어먹게 되었습니다.^^
근데 사진에 보이는건 소라가 아니라 골뱅이 입니다.ㅎㅎ
영화 집으로에서 켄터키 치킨을 말하려는 유승호,
그리고 유승호의 말을 잘못 알아들어서 백숙을 해줬던 할머니와 유사한 경험.ㅋㅋ
이 자리를 빌려 말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고기는 “소라”가 아니라 소고기.. 한우 좋아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