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소심한 복수
위 사진은 2015년 1월 2일
강남점 실장님 책상의 모습입니다.
당시 서울 기온이 -9도에 바람까지 불어서 체감기온은 훨씬 낮았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 31개의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는 아이스크림이
실장님 책상에 왜 올려 있을까요?
유난히 추웠던 겨울,
아이스크림은 환자의 소심한 복수극이었습니다.
지난 12월 강남점에 내원하셨던 다른 환자분께서
바빠서 점심도 못 먹는 직원들을 위해
햄버거를 사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이날 실장님은 상당히 기분 좋을 만한 일이 있었고,
“나 오늘 기분 좋아~” 가 녹아드는 목소리로
밥을 못 먹은 직원들에게 햄버거를 나눠줬습니다.
직원들은 병원에 계신 환자분께 최대한 피해를 안 주게
사람이 없는 곳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다~~ 냄새도 끝내주네.ㅎㅎ”
이런 대화가 나왔습니다.
우연히 수술이 끝나고 입원실에서 쉬고 계셨던 환자분(아이스크림 사오신 분)께서
지루했는지 병원구경을 하다가
직원들 대화를 엿듣게 됩니다.
코 수술이 막 끝나서
냄새를 전혀 못 맡아서 답답한데
직원들이 냄새도 좋다고 말하면서 맛있게 먹는 것에
약간 심술이 나셨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2주가 지난 1월 2일,
회복 경과를 위해 병원에 오던 길이었습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날이 추웠습니다.
거리에서 햄버거를 먹는 학생들이 있었고,
이때 햄버거 특유의 맛있는 향이 코에 스쳤습니다.
수술받던 날,
직원들이 맛있다~ 냄새도 끝내준다고 했던 말이 순간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냄새를 맡게 해준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 그날 답답함을 줬던 것에 대한 뭔가의 복수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한파에 아이스크림 선물이었습니다.^^
이 선물을 받은 병원측 반응은 어땠을까요?
소심한 복수에 대한 병원측 반격.!!
환자분의 아이스크림은 일단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일단 가장 맛있게 드시긴 하셨지만,
“오늘처럼 추운 날에 왜 아이스크림이지?”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때 아이스크림 선물에 대한 상연을 알게 되었고,
사연을 모두 들은 원장님께서는
결의에 찬 목소리로
“병원도 반격하자.!!”
이렇게 주장하셨습니다.
그날 저녁,
강남에서 가장 몸보신이 좋은 음식점을 찾아
예정에도 없던 장어 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새해 첫 출근부터
환자분의 복수와 여기에 대한 병원측 반격 때문에
직원들은 즐거운 하루였습니다.^^